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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넘기자 몸이 말했다. 시작은 오른쪽 발목이었다. 어제와 똑같이 걸었는데도 불구하고 발목이 뻣뻣해지고 뭉근하게 통증이 느껴지는 날이 자주 있었다. '전과 다름없는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무리가 되는 일상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는 심장이었다. 알코올 분해를 담당하는 심장이 알코올 분해를 거부했다. 평소 주량대로 술을 마시면 다음 날 침대와 한 몸이 돼야 했다. 더 이상 '평소'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됐다.
세 번째는 위였다. 입으로 삼킨 모든 걸 기꺼이 소화시키던 위도 휴업 선언을 했다. 마음껏 먹는 건 좋은데 마음껏 먹으면 화장실을 서너 번은 가야 했다.
마지막은 뇌였다. 편두통이란 강펀치를 날리며 엄중히 경고했다.
경고를 더 이상 무시할 수가 없었다. 나는 나를 그만 괴롭히기로 했다. 40년 고생한 몸을 힘들게 괴롭혔던 술, 담배와 이별해야 할 때가 되었다. 안 좋은 건 멀리하고 이제부턴 좋은 것만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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