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하는 좋은 말은 흘려듣습니다. 대신 듣기 불편한 거북한 말은 잘 듣습니다. 남들이 하는 좋은 말은 어떤 게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뽑아보면,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가 있습니다. '오늘 저에게 딱 필요한 내용이었네요. 감사합니다. 언제나 힘이 되는 글 고맙습니다.' 처음 이런 말을 들었을 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나도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구나 하고 엄청 좋아했습니다. 마치 제가 뭐라도 되는 냥 한껏 들떠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좋은 말도 계속 듣다 보니 점점 무뎌지더라고요. 무뎌지니 우쭐해하던 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를 관찰해봤습니다. 나는 어떨 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는지요. 어떤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을 때, 이 사람이 내 존재를 알아줬으면 할 때, 남들도 마지막 인사로 으레 하니까, 분위기에 휩쓸려서, 달리 쓸 말이 없을 때 형식적으로 감사합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감사한 마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진심을 다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감사 인사가 과연 그 사람에게 전해질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정말 유용한 정보를 준 사람에게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말만 하고 끝낼 수 있을까요? 삶을 뒤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하고 끝낼 수 있을까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만 하고 끝낼 수 있을까? 제 답은 아니다 였습니다. 그렇다면 바꿔야 했습니다. 정말 감사하면 말로 끝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선물이라도 함께 전하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습관적으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정말로 감사한 사람에게는 먼저 말을 한 뒤 작은 선물을 함께 보냅니다. 선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선물을 주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내가 감사해서 준 선물인데 되려 감사 인사를 받게 됩니다. '아니 뭘 이런 걸 다 주세요.' '이렇게 기억해주시고 챙겨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면서요. 정말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면 작은 성의를 보내보세요. 말로는 다 전하지 못한 진심이 전해질 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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