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맥주를, 30대는 소주를 물처럼 마셨다. 40대에 들어서면서 술을 물처럼 마시는 게 불가능해졌다. 물처럼 마시다 3일 동안 침대와 한 몸이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을 할 시간이 된 것이다. 술을 바꿔야 했다. 소주 대신 맥주를, 맥주 대신 와인이나 막걸리로. 맥주는 마시면 많이 마신다. 소주만큼 취함이 덜해 그렇다. 대신 배가 부르니 안주는 상대적으로 덜 먹는다. 하지만 많이 마시면 소용없는 일이 돼버린다.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취향도 바뀌는 것일까? 최근 와인 관심이 생겨 와인 알아가기 수업에 참여했다. 와인은 역사와 전통이 깊고 전문 지식을 가진 분들도 많았다. 검색만 하더라고 구글 페이지가 무한대로 나온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매일 가는 편의점에 와인 코너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막걸리는 어떨까? 뜬금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와인은 한편에 근사하게 진열된 반면 막걸리는 냉장고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유통 기한 때문일까. 막걸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잘 모르겠다.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의 술. 우리 술. 막걸리. 막걸리는 달콤하면서 부드러우면서 몸에 흡수도 빠르다. 와인은 종류별로 틀리겠지만 쌉싸름 한 맛과 부드러운 맛이 뒤섞여 있지만 몸에 흡수가 빨리 된다는 점에선 막걸리와 같다. 원 재료가 쌀과 포도의 차이만 다를 뿐 몸에서는 같은 거라 인식하는지도 모르겠다.
와인 알아가기 수업 덕분에 한 달간 와인을 8병 넘게 마셨고 치즈와 햄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지식 하나에 몸 경험 하나씩. 머리와 몸의 동시 실습하는 재미가 있었다. 와인 클래스에 고마움을 전한다. 8월엔 막걸리 세계로 여행을 가보려고 한다. 어떤 경험을 얻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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