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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리 집 가훈은 ‘정직하게 살자’였다. 헌데 난 가훈과는 정반대로 살았다. 청개구리 심보가 작동했던 것일까.
글을 쓰니 청개구리 모습에서 차츰 벗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남들에게 보이려고 나를 과대 포장하는 글을 주로 썼다. 내 성과를 좀 봐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담았다, 나는 이렇게 살았다고 알아봐 달라는 뉘앙스에 글을 많이 썼다.
헌데 계속 쓰다 보니 과대포장이 자연스레 벗겨지고 민낯 그대로의 내 모습을 쓰게 되었다. 의외로 민낯을 써도 사람들이 내 글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음도 발견했다. 남들에게 보이는 글쓰기가 차츰 솔직한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로 비약했다. 쓰기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바로 보게 해 주고 인정하게 도와준 것이다.
쓰기는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나의 오류를 발견하게 해 주고, 남들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워지게 해 주고, 어디서든 당당하게 해 주었다. 비록 가진 것은 많이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늘 정직하게 살아야 함을 알려주었다. 물질적 빈곤이야 조금씩 채워갈 수 있었지만 정신이나 마음의 빈곤은 아무리 노력해도 채우며 살기 쉽지 않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이런 걸 몰래 혼자만 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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