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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 이런 곳이라면 나 아무것도 바랄 게 없네.
바다 위 둥실 떠 있는 카페에 홀로 앉아 한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넋 놓고 바라보았네.
잠겨 죽어도 좋으니 감당하지 못해도 좋으니 나에게 오는 파도를 두 팔 벌려 환영하리.
두 눈에 가득 담다가 조용히 카메라를 이곳의 절경을 한 장 담아보네.
곧 떠날 이는 아쉬워 발걸음 떨어지지 않는데 갈매기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있네.
다시 올 수 있을까 기약할 수 없으니 지금 이 행복감에 마음껏 취하리.
이런 날 이런 곳이라면 나 더 이상 바랄 게 하나 없네.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거제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카페가 하나 있다. 선셋 위에 있다 하여 이름도 ‘온 더선셋.’ 카페 창엔 온통 바다 그림 액자가 걸려있다. 앉을자리가 없어도 괜찮았다. 그저 멍하니 서서 커피를 한 손에 들고 창밖을 바라봤다. 가만히 서서 밀려오는 파도를 보고 있자니 입에서 시가 절로 튀어나왔다. 시를 짓지 않고는 못 배길 그런 풍경이었으니까. 너무 벅찬 감동에 뭐라도 쓰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까. 따뜻한 봄날 카메라와 함께 다시 오리라 약속하며 겨우 발길을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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