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줄 요약
우리의 삶이 한 편의 시와 같다면, 시를 읽는 일은 인생을 읽는 일이다.
⚫️ 책 소개
4년 만에 선보이는 평론가 신형철의 역작 『인생의 역사』에는 시로 다시 겪게 되는 생의 순간, 다시 걷게 되는 사색의 시선을 담았다. 스물다섯 편의 시를 소개하며 행과 연 사이를 흐르는 운율에서 삶을 읽어낸다. 다섯 번째 책이자 처음으로 선보이는 ‘시화(詩話)’이며 그 제목을 『인생의 역사』라 달았다. 저자 스스로 ‘거창한 제목’이라 말하지만, 시를 쌓는 일이 행(行)과 연(聯)을 걸어가는 일인 것처럼 우리 인생의 역사도 다르지 않다 말한다.
「공무도하가」부터 이영광 시인의 「사랑의 발명」까지, 역사의 너비와 깊이를 한데 아우르는 시들이다. 한 편 한 편마다 하나의 인생이 시 안에 담겼음에, 이를 풀어 ‘알자’ 하는 대신 다시 ‘겪자’ 하는 저자의 산문을 나란히 더했다. 시를 함께 읽고자 함이나 그 독법을 가르치는 글은 아니다. 직접 겪은 삶을 시로 받아들이는 일, 그리하여 시를 통해 인생을 살아내는 이야기라 하겠다. 저자의 말대로 시를 읽는 일은 “아는 것이 아니라 겪는 것”일 터이므로.
⚫️ 인상 깊은 문장 3가지
‘시’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대단한 예술이다. 시는 행(行)과 연(聯)으로 이루어진다. 걸어갈 행, 이어질 연. 글자들이 옆으로 걸어가면서(行) 아래로 쌓여가는(聯) 일이 뭐 그리 대단할 게 있겠는가. 그런데 나는 인생의 육성이라는 게 있다면 그게 곧 시라고 믿고 있다. 걸어가면서 쌓여가는 건 인생이기도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인생도 행과 연으로 이루어지니까.
인간의 한평생이 타인에게는 시 한 편만큼의 가치를 갖기도 어렵다는 생각을 할 때 나는 시 앞에서. 자연 앞에서 그렇듯, 오만해질 수가 없다.
언젠가 기타노 다케시는 말했다. "5천 명이 죽었다는 것을 '5천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한데 묶어 말하는 것은 모독이다. 그게 아니라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5천 건 일어났다 '가 맞다." 이 말과 비슷한 충격을 안긴 것이 히라노 게이치로의 다음 말이었다. "한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사람의 주변, 나아가 그 주변으로 무한히 뻗어가는 분인끼리의 연결을 파괴하는 짓이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가. 누구도 단 한 사람만 죽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이다. 저 말들 덕분에 나는 비로소 '죽음을 세는 법 '을 알게 됐다. 죽음을 셀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애도의 출발이라는 것도.
⚫️ 이 책을 통해 배운 것
곳곳에 선물 같은 깊은 문장이 읽기를 멈춰 세웠다. 지난 45년 시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으나 신형철 덕분에 이제라도 눈과 귀가 조금 열렸다.
키에르케고르는 말했다. 시인이란 그 마음속에는 남이 알지 못하는 깊은 고뇌를 감추고 있으면서, 그 탄식과 비명이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면서 흘러나오게 되어 있는 입술을 가지고 있는 불행한 사람이다. 어쩌면 불행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아닐까. 시란 쓰지 않고는 못 배길 때 쓰는 것이라고 어느 시인은 말처럼 말이다.
저자는 자고 나면 한 시대가 허물어지는 예측 불허의 세상이지만 우리 곁에 시가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볼 만함을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문장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모르던 어느 날 어떤 문장이 내가 그토록 기다려온 문장임을 깨닫게 해주려는 듯 말이다. 시를 읽는다는 건 다시 삶을 사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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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역사
우리 문학을 향한 정확한 사랑이자 시대를 읽는 탁월한 문장, 평론가 신형철이 4년 만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인생의 역사>라 이름한 이번 책을 두고 시화(詩話)라 묶었으니, 한 편의 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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