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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두 번씩 흐르는 것 같았다

by 오류정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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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은 하루가 두 번씩 흐르는 것 같았다. 글쓰기를 시작한 덕분이다.

글쓰기는 게으르고 이기적인 나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쓰기 시작할 땐 내 속에 나 하나만 있는 것 같았는데 쓰다 보니 너무나 많은 내 모습이 보였다. 여태 혼자인 줄 알았는데 혼자가 아니었다. 쓰기를 계속하니 어느새 주어가 여러 방향을 바꾸었다. 나로 시작해서 엄마로, 아빠로, 어제로, 내일로. 주어가 바뀌니 비로소 타자의 삶 흐릿한 삶이 초점이 점점 맞아 보이기 시작했다.

나 이외의 타자를 이해하는 일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100퍼센트 그 사람과 똑같은 삶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퍼센트까지는 아니어도 10퍼센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글쓰기다. 주어를 바꿔서 써보면 알게 된다. 1월 글쓰기가 준 ‘선물’이다. 이 선물 덕분에 타자의 시선으로도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글쓰기는 처음 맞이하는 미래로 가는 길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막막하다. 막막하지만 내 발끝을 믿고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이미는 일이다. 어제의 나를 기록하고 내일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다독이는 일이다. 여러 편의 글을 쓰는 사이 나름 체력도 붙었다. 부지런히 쓸 체력과 꾸준히 쓸 체력. 두 개의 부드러운 체력이 나 자신뿐 아니라 내 주변을 수호해주리라 나는 믿는다.

오늘도 글을 쓰며 간다. 모두가 처음 맞이하는 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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