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were a kid once. 당신도 한때는 아이였다.”라는 슬로건으로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유튜브 채널이 있다. 유튜브 채널 이름은 ‘ODG’다. 해당 채널의 영상은 27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Solfa Creative Studio에서 제작하고 있다. 영상 책임을 맡은 윤성원 PD는 말한다. ‘어른이 된 우리도 여전히 불완전하며 어느 날은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럴 때 이정표가 되는 것이 나의 어렸을 적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영상 제작의 의도라고. 아이들의 꾸밈없고 자유로운 모습을 통해 어른들에게 사색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ODG 최고 조회수 영상은 '아이유 모른 척 하기 챌린지'다. 조회수 1,211만을 기록한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건 ODG 영상에 단골로 등장하는 민서라는 아이 때문이었다. 2009년생 민서는 연예인을 잘 모르는 아이였다. 민서는 엑소도, 브라운 아이드 걸스도, 샤이니도 전혀 몰랐다. 모른 척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모르는 상태였는데 한 번은 윤성원 PD가 민서에게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냐고 묻는다. 민서는 아이유 님이라고 대답했다. 대답하는 민서의 얼굴에서 말투와 눈빛이 어른은 할 수 없는 무조건 적으로 아무 의심 없이 좋아하는 표정을 읽었다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말했고 그래서 실제로 연예인을 모르는 아이가 연예인을 모른 척하는 걸 영상으로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챌린지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했다.
영상이 시작되면 아이유가 자리에 와서 앉는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어색한 아이유의 인사가 시작되고 '혹시 저 아세요?'라고 아이유가 질문한다. 민서가 대답한다. '어,,,,어,,,,,모르겠어요.' 이에 놀란 아이유는 'PD님께 들었는데 만에 하나 모르실 수도 있다며 모르면 끝나는 거라고.' 얘길 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에 민서는 시치미를 떼고 '아우, 죄송해요.'라고 대답하고 아이유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라며 아쉽게 자리를 뜬다. 이대로 끝인가 라고 생각한 순간, 영상은 다시 시작되고 PD가 눈을 감아보라고 한다. 아이유가 다시 자리에 들어온다. 그제야 '언니'라며 환한 미소로 응대한다.
자신이 꿈에 그리던 슈퍼 스타가 지금 바로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에게도 동경하던 슈퍼 스타가 있었다. 슈퍼 스타는 계속 바뀌었다. 달려라 하니를 시작으로 드래곤 볼의 손오공을 거쳐 슬램 덩크의 강백호로. 딱 거기까지였다.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온 뒤로 슈퍼 스타는 서서히 잊히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 자신과 타협했는지도 모른다. 아님 애써 외면했는지도.
ODG 프로그램에 다양한 콘텐츠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부분은 아이들의 순수한 표정이다. 티 없이 맑게 웃는 모습, 감동해서 눈물이 글썽글썽하는 모습,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표정에서 다 드러나는 그 모습. 그런 모습을 보며 어릴 적 나를 잠시 떠올렸다. 부모님을 찾아가 어릴 적 나는 어땠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부모님이 들려준 이야기는 대부분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일부러 잊은 걸지도 모른다.
순수한 어른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다.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을 가진, 조금 더 기다릴 줄 아는, 좋고 싫고를 분명히 표현하는 어른으로 살고 싶다. 기억나진 않지만 나는 그런 어린아이였으니까.
잠시나마 좋았던 그 시절을 회상하며 미소 짓게 해 준 그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준 ODG 기획자와 관계자 분들께 구독과 좋아요를 무한대로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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