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좀 도와주세요,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남한테 부탁하거나 물어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랬다. 모르는 길에서 헤맬지라도 무조건 혼자 해결해보려고 쩔쩔맸다. 덕분에 삽질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 도와주겠다고 해도 거절했다. 신세 지기 싫다는 핑계로. 도움을 받으면 언젠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살이가 서툴러도 한참 서툰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나였다. 

변화가 시작한 건 책을 읽으면서부터다. 책은 내가 생각했던, 착각했던, 잘못된 개념들을 하나씩 깨뜨려주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모든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때문에 도움을 주고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고수의 일침, 58p)

많은 사람들이 요청하지 않는 이유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래서 지레짐작으로 포기한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요청을 망설인다. 혹시 요청했다가 자신의 밑천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만약 거절당할 용기가 있다면 어떨까. 만약 거절당하더라도 상처 받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부탁을 한다면 어떨까. 만약 기대 없이 요청을 하면 어떨까. 이런 마음으로 이런 태도를 가지고 요청해야 진짜 요청이 아닐까.

도움을 요청하고 때론 도움을 받는 사람이 건강하단 걸 깨달았다. 최악은 도움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 것이란 것도. 요청도 능력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도 있고 타고나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는 후자지만 책에서 요청하는 법을 배웠다. 뭐든 마찬가지겠지만 처음엔 어색해도 계속하면 자연스러워진다.   

인간은 무언가 주고받으면서 성장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성공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시켜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꺼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남이 주는 도움도 기꺼이 받는 것이 보기 좋다. 주고받으면서 더 성장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