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 중개사 공부를 시작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1년만 공부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4년은 해야겠다로 생각이 바뀌네요. 단순 암기만으로는 절대 합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암기는 기본이고 왜 법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해야 하며 심지어 응용까지 해야 되더라고요.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매일 아침마다 듭니다. 학원에 4시간 동안 오로지 수업에 집중하는 것도 사실 벅찹니다. 평생 이렇게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힘이 부칩니다. 따로 또 공부는 아직 엄두도 못내고 있어요. 이러니 몸도 머리도 마음도 거부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한가지 신기한 것이 있어요. 피곤한 몸과 정신을 이끌고 겨우 학원에 오면 이런 증상이 말끔히 사라진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니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학원 관계자분들이 학원에 올 때마다 아주 반갑게 맞아주시고, 학원장님이 매일 아침 앞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오셔서 ‘파이팅’을 외쳐주시고 각 과목 선생님들도 '여러분, 모두 할 수 있습니다'하며 응원을 보내줍니다. 저보다 한참 연배가 있으신 선배님들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요. 그동안 사회 생활에선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경험 중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주위에서 응원을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거의 없었어요. 직장 동료나 친구들을 만나도 '에이, 다 그런 거지 뭐, 술이나 한잔해. 한 잔 하고 잊어버려.'라든가 앞에선 아무 말도 못 하고 뒤에서 험담으로 스트레스를 푼답시고 떠드는 게 다였습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생각하고 그냥 그렇게 살았습니다. 서로 경쟁해야 하고 옆사람이 나보다 잘되면 배 아파하고. 지금 생각해도 지긋지긋하네요.
머릿속 술취한 코끼리는 매일 아침마다 저를 괴롭힙니다. 그만두라고 이거 말고도 재밌는 걸 찾으면 된다고. 재미없는 공부를 그만하자고 계속 꼬드깁니다. 그런데 이젠 더 이상 그 꼬임에 안 넘어갈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응원해주는, 자극 주는 사람들을 알게 됐기 때문이죠. 매일 수업 시작하면서 박수를 칩니다. 오늘도 힘내자는 의미가 담겨있는 건지, 왜 그런지는 잘 모르는데 박수를 치면 이상하게 힘이 납니다. 선생님을 위한 박수이든, 나를 위한 박수든, 모두를 위한 박수든 아무튼 그렇습니다.
혹시 지금 무기력하신 분 있으신가요? 자존감이 떨어진 분들 계신가요? 그런 분들께 저는 이렇게 얘기드리고 싶네요. 학원에 가보세요.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무슨 공부든 상관없습니다. 그곳에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나를 응원해주는 환경을 찾아보세요 라구요.
내일은 토요일인데 내일도 학원에 갈 예정입니다. 박수를 받기 위해, 박수를 치기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한 공부를 위해서요.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2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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