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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찾기/하루 두쪽방 이야기

이거 하다 보니까 쓰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다

by 오류정 202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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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하다 보니까 쓰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다.”

하루 두줄 메모 습관반 5기를 시작한 지 이틀이 지났다. 오늘은 규아가 달라진 반응을 고백했다.

 

책은 눈으로 읽음과 손으로 읽음이 확실히 다르다. 정민은 “손으로 또박또박 베껴 쓰면 또박또박 내 것이 되지만 눈으로 대충대충 스쳐보는 것은 말달리며 하는 꽃구경일 뿐”이라고 절하한다. 발터 벤야민은 필사 없는 독서를 도시 위를 비행기 타고 지나가는 것에 비유하면서 “책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것은 그 책을 필사하는 것”밖에 다른 수가 없다고 했다.
심지어 마오쩌둥은 아예 “붓을 움직이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옮겨 적는 만큼 내 문장이 됨을 나 역시 경험으로 터득했다. 지인들이 어떻게 읽은 걸 다 기억하느냐고 묻고 하는데 순전히 베껴 쓴 덕분이다.
(읽기의 말들, P247)


그렇다. 책을 쓴 작가가 손으로 책을 썼듯 읽는 것도 손으로 하는 것이 맞다.

책은 손으로 쓰면서 읽으면 작가의 호흡을 쫓아갈 수 있다. 한 단어 다음에 한 단어, 한 문장 다음에 다음 문장. 이렇게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는 핵심 문장을 마주하게 된다. 눈으로 읽을 때는 절대 알지 못하는 사실이다.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노트에 꾹꾹 눌러쓰며 옮겨 적을 때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옮겨 적다 보면 이런 것도 있었네 하며 감탄하게 되고, 점점 책에 빠져들게 되고 빠져들다 보면 비로소 책을 사랑하게 된다. 그때부터 진짜 읽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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