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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찾기/독서

인생책 <부의 추월차선 언스크립티드>

by 오류정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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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부를 시작한 지 어느덧 4년 차, 어느 순간 삶의 변화가 절심함에 찾았던 책. 4년 동안 수많은 책들이 나를 통과했다. 좋은 책을 많이 만났다. 책 덕분에 즐거웠고 책 덕분에 외롭지 않았고 책 덕분에 삶은 제자리를 찾았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해준해 준 책이 있다. 첫 직장을 그만두게 해 준 책은 <부의 추월차선>이고 두 번째 직장을 그만두게 해 준 책은 <부의 추월차선 언스크립티드>다.

어느 월요일 오전 7시, 지하철 풍경은 이랬다.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대부분 졸거나 질끈 눈을 감은 상태였고 자리에 앉지 못해 서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하거나 인터넷 쇼핑을 뒤적거리거나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드라마를 시청했다. 그 사람들 속에서 나는 간신히 책을 펼쳤다.  

'당신을 노예로 만드는 각본에서 탈출하라'는 대목을 읽고 동조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가슴이 답답해져 더는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지하철에서 내려 간이 의자에 앉아서 잠시 숨을 골랐다. 조금 진정이 됐을 때쯤 주변을 둘러보니 내려야 할 역을 이미 2 정거장을 지나친 상태였다. 다시 책을 펼쳤다. '그 각본에 나오는 이야기들 : 월요일이 두렵다'는 정확히 나를 묘사한 것 같았다. 당시 나에게 월요일은 지옥이었다. 월요일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클라이언트, 도무지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협력사와 일은 떠올리기만 해도 스트레스였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다. TV는 무료했고, 게임에도 집중할 수 없었으며, 여행을 떠나도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른 게 필요했다. 그래서 술을 찾았다.

새로운 나쁜 습관이 하나 더 생겼다. 일요일 오후만 되면 없는 약속도 만들어 술을 마셨다. 오후 1시부터 시작해 5시까지 쉬지 않고 들이부었다. 4시간 마시면 취기가 올랐고 몸은 땅으로 가라앉을 듯 무거워졌다. 딱 좋았다. 침대와 한몸이 되기에.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 시체처럼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직장인들 모두가 그러하리라 나는 생각한다. 

'띵띵띵띵띵~지금 00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손님 여러분께서는 안전선 밖으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철이 역사로 들어올 때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안내 방송이 내게는 이렇게 들렸다. '지금 지옥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손님 여러분께서는 직장 밖으로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로. 출근 시간까지 30여분이 남은 상태, 일단은 출근했다.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메일을 확인하는데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어 외근을 핑계로 나왔다. 회사에서 10여분 거리에 한적한 카페로 들어갔다. 지옥처럼 검은 커피를 주문하고 언스크립티드 까만 책을 펼쳤다. 

삶의 지대한 영향을, 아니 직장을 과감히 접고 나오게 해준 책에 감사한다. 처음 직장을 그만뒀을 때 부모님은 빨리 가서 사과하고 다시 들어가라고 하셨다. 1년만 쉬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겠다고 하면서 겨우 부모님을 설득했고 나는 첫 번째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 데 성공했다. 프리랜서의 수입은 변변찮다. 물론 내 얘기다. 수입이 좋은 프리랜서는 많다. 변변찮을 때 너무 고맙게도 내게 손을 뻗어준 두 번째 회사가 있었다. 두 번째 회사는 첫 번째 회사에서 배울 수 없던 걸 많이 알려줬고 많이 배웠다. 4년이 지나 또 한 번 위기는 찾아왔고 나는 또 회사를 나왔다. 

2020년 12월 28일, 집에서 독립했고 회사에서도 독립했다. 나는 혼자 산다. 집에서 나갈 때 엄마는 대걱정을 하셨다. 요리도 못하는 아들이 어떻게 밥을 챙겨 먹을지, 청소는 할지 엉망진창으로 살지나 않을까 해서다. 매일 한 번씩 집으로 전화하라고 하셨는데 하지 않았다. 나는 청개구리니까. 독립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나는 만족하며 지낸다. 3끼 꼬박 밥을 챙겨 먹고 청소도 매일 하며 되도록 청결을 유지하며 지낸다. 

나는 부자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산다. 내 시간의 주인이며 내 집의 주인이다. 부모님은 아직 모르는 추월차선도 5개나 만들었다. 언젠가 당당히 말할 날을 기다린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산다. 앞으로도 계속 그리 살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 언스크립티드> 독서 모임을 만들어 얼마 전에 줌으로 미팅을 가졌다. 총 8명이 참석했는데 1시간 30분이나 내 얘길 했다. 정말 재미없는 얘기를 잘 들어준 참석자분들께 지금에서야 고마움을 표시한다. '어떻게 그렇게 위험한 생각을 했냐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해준 분들도 계셨고 '나도 용기 내서 나만의 추월차선을 만들어 보겠다'라고 하신 분도 계셨다. 선택은 본인이 하는 거다. 선택했으면 책임지면 그만이니까. 

끝을 어떻게 내야할지 잘 모르겠다. 이 글도 내 얘기만 주구장창 써서 부끄럽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책에 대한 칭송을 해야겠다. <부의 추월차선 언스크립티드>를 3번 읽었다. 10권 정도 사서 책 선물도 했다. 책의 절반은 메모 독서했고, 책 전체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마인드 맵도 만들었다. 독서 모임도 했다. 다음 달에도 또 해보고 싶고 심화반(실천반)을 만들어보고도 싶다.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책이자 진정한 부의 첫발을 떼게 해 준 책이다. M.J 드마코 형에게 큰 선물을 받았는데 아직 돌려주질 못하고 있다. 나는 매일 받기만 한다. 받은 걸 나누기 위해, 심심한 글이지만 용기를 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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