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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독, 다독은 하등 중요치 않다. 책은 의도적으로 천천히 읽어야 한다. 문자 해독 능력이 높아지면 속도는 저절로 따라온다. 그래서 많이 읽으려는 욕심보다 텍스트의 파악과 의미 재구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내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서는 묵상으로부터 나온다. 깊은 사유로부터 환경을 바꿀 수 있는 힘도 생긴다. ‘사유’라는 과정이 들어가야 비로소 진짜 책읽기가 된다. 사유가 빠지면 그건 책 읽기가 아니라 글자 읽기에 불과하다. 자료를 찾거나 인용하기 위해 들춰보는 일은 독서의 본질이 아니다. 진짜 독서는 책을 덮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읽었으면 달라져야 진짜 독서, 9p)
어느 순간부터 독서 권수가 독서내공을 증명하는 기준이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숫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바쁠수록 증명의 대부분은 숫자로 처리한다. 어느 정도 물리적인 양이 있어야만 질적인 것을 담보할 수 있다고 믿는 이 시대의 가치관도 한몫한다. 우리는 별다른 고민 없이 독서에도 숫자를 대입한다. 독서 권수가 절대적인 것처럼 말한다. 백 권을 읽고 천권을 읽은 게 중요하단다. 삶이 여전히 수동적인지, 내가 노예인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씹지도 않고 음식을 꿀꺽 삼키는 사람이나 밥 열 공기를 목구멍 뒤로 넘기는 사람을 미식가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독서에서는 유독 다독가와 속독가를 마치 정통 독서가인 양 일컫는다.
(읽었으면 달라져야 진짜 독서, 16~17p)
책에서 읽은 텍스트가 삶에 화학 작용을 일으키는 일, 그게 책 좀 읽었다는 의미이고 그게 바로 진짜 독서다. 속독과 다독을 경계하고 사유가 빠진 독서는 핵심을 빠뜨리는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서정현 작가의 글에 100% 공감한다. 한 때 자랑삼아 읽은 책 권 수가 뭐라도 되는 듯 자랑삼아 여기저기 글을 썼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읽었으면 달라져야 진짜 독서>>는 책을 어떻게 읽는 게 좋을지, 책을 제대로 읽었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준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이 다양한 독서법이 난무하는 이 시기에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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