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게 변하고 싶었다. 답답했고 출구라곤 보이지 않는 꽉 막힌 인생이었다. 어디론가 떠나야만 해결될 것 같아 자주 밖으로 떠났다.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자유로웠다. 그렇게 여행을 밥 먹듯 다녔다. 여행은 떠날 땐 좋았지만 돌아올 땐 지옥 같았다. 패턴은 언제나 똑같았다. 그때 책이 다가왔다. 제주도를 100번쯤 가던 어느 일요일 아침, 운명처럼.
비행기를 타자마자 질끈 눈을 감았다. 책을 구입하긴 했지만 지금 읽긴 싫었다. 잠을 자려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영화를 보려는 데 집중이 안됐다. 그래서 책을 펼쳤다.
“진짜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냐?"
"그래. 어제 영만 선배 보니까 정신이 확 들더라."
"방법이 있긴 한데. 해볼래?"
명훈의 말에 홍 대리는 눈이 번쩍 떠졌다.
"정말? 그게 뭔데?"
"독서."
홍 대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생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에게 주는 해답이 독서라니,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말이다.
그러나 명훈이 장난으로 하는 말 같지는 않았다. 아니 장난으로 독서를 입에 올리기엔 명훈은 책을 너무 사랑했다.
"네가 원하는 그 모든 것이 독서에 달려 있다면 어떻게 할래?"
"독서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평생 텔레비전 보면 인생이 바뀔 것 같냐?"
"아니."
"평생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면 인생이 바뀔 것 같냐?"
"아니."
"그럼 책을 읽는다 해도 니 인생이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냐?"
홍 대리는 선뜻 "아니"라도 대답하지 못하고 테이블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24P)
책과 담을 쌓았고 책이란 존재 자체를 모르고 살았으니 당연하다. 그런데 읽다가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호기심이라고 해야 하나. '나도 정말 홍대리처럼 책을 읽고 삶이 변화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서 돌아오자마자 독서 모임을 찾아 헤맸다. 책 내용을 그대로 삶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도 주문했다. 독서대도 , 필기구도 샀다. 그렇게 매일 아침 두쪽씩 책을 읽고 썼다.
벌써 4년전 이야기다. 지금도 계속 매일 일어나자마자 두쪽씩 책을 읽는다. 눈으로만 읽지 않고 손으로도 읽는다. 책과 함께한 4년은 종이 독서 노트 15권과 에버노트에 디지털 노트 700개를 남겼다. 궁하면, 간절하면 누구든 답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뭐든 마음이 먼저다. 책도, 일도, 사람도. 간절하게 읽었더니 지금까지 많은 선물을 받았다. 잊어버릴 일 없는 마음의 양식. 간절함이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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