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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의 차이

by 오류정 2023.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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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말을 할 때는 근거가 빈약한 주장을 하더라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근거에 공백이 생기더라도 자신감 있는 몸짓으로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고, 자신이 의도한 바를 스스로 실제 아는지 모르는지와는 무관하게 “무슨 말씀인지 아시죠?”라는 태평스러운 말을 불쑥 던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은 다르다. 글은 빈약한 주장을 할 수 없다. 말을 할 때처럼 “내 말이 그 말이다!” 같은 서술은 전혀 먹히지 않는다. 글을 쓰면 우리 눈에 문제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글의 장점이다. 글은 생각만큼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 자신을 직시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떤 주장을 자신만의 언어로 바꾸어 써보면 자신의 이해력 안에 벌어져 있는 틈을 냉정하게 정면으로 응시하게 된다. 확실히 기분은 나빠지겠지만,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것이 이해력을 향상하고, 학습으로,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기회다. 

특히 책을 써본 이들은 이걸 분명하게 경험한다. 왜냐하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출판사 편집자들은 항상 근거와 출처를 물어보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경험인지, 아니면 다른 이의 책에서인지, 그도 아니면 영상 자료인지를 말이다. 

이것이 말과 글의 큰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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