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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을 키우려면 모든 제약에서 벗어나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은 오해다.
창의성과 과학적 진보가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오히려 구조와 제약의 결핍이다. 과학은 실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 때문에 각각의 실험을 비교하려면 표준화된 틀이 있어야 한다. 과학은 실험 통제와 함께 발전한 것이다. 시도 마찬가지다. 운율, 음절, 운 같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시라는 장르다. 특히 일본의 전통 시 하이쿠에서는 시인에게 형식적 변형을 가할 여유가 허락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시적 표현력에 제약이 생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엄격한 형식주의 덕분에 시간과 문화를 초월하는 것이 가능하다. 언어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글자는 자음과 모음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우리는 이것으로 소설, 이론, 연애편지, 법원 명령서를 작성할 수 있다. 분명 글자 제한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것이 아니라 글자를 제한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과학 실험에 제한이 없으면 데이터를 구별하거나 비교하거나 대조할 수 없다. 제약이 없으면 무엇이 추구할 가치가 있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결코 마주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통찰의 영역에서 무제약은 최악의 환경인 셈이다.
결국 사고와 창의성은 제약된 조건 아래에서 번창할 수 있다. 제약이 사라지면 전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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