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변명 뒤에 숨어 비겁하게 말을 늘어놓는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왜 변명을 늘어놓을까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바로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기 싫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무서운 것이고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실패가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아도 역시 ‘실패하면 안 돼!’라고 생각합니다. ‘실패하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긴장해 본래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겪었고 다른 사람을 통해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어떨 때 실패하는 것일까요? 혹시 자신의 실패를 분석해 본 적이 있나요? 자책하기 위한 분석이 아닌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분석을요. 대부분은 해보질 않았을 것입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러다 브런치 매거진을 발행하면서 저의 실수담과 실패담을 연재해 보았습니다. 연재하면서 놀랬습니다. 살면서 이렇게나 많은 오류를 저질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처음 글을 발행할 때는 얼굴이 상기되었지만 글의 개수가 점차 늘어나면서는 오히려 재미를 느꼈습니다. 어느 정도 글이 쌓이자 제 모습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브런치 연재를 통해 발견한 실패들은 작은 계단에 걸려 넘어진 것과 같았습니다. 산길이나 절에 들어가는 길에 어정쩡한 높이의 계단 본 적 있으시죠? 두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가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한 계단씩 올라가기는 어정쩡한 계단 말입니다. 계단 폭이 작을수록 올라가기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발이 걸리기 쉽다고 합니다. 사람은 커다란 차이에는 주의하며 ‘의식’하고, 반대로 작은 것일수록 ‘간단해, 쉬워, 별것 아니야.’라고 방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대형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수십 차례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나타난다고 하는 통계적 법칙입니다.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미국의 트래블러스 보험사에서 산업재해 사례를 분석해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29건의 작은 문제가 있었고, 그 29건을 더듬어 가니 300건의 가슴 철렁한 일들이 있었음을 밝혀냈습니다. 우리 일상의 예로 들면 사귀던 사람이 갑자기 이별을 고할 경우, 어쩌면 그 이면에 300가지의 작고 작은 ‘뭔가’가 쌓여 남자 친구(여자 친구)에게 불쾌감을 준 결과일 수 있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고는 ‘그런 300가지의 작은 뭔가를 어떻게 막아?’라고 생각하겠지요. 눈치채셨나요? 지금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실패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경우는 바로 당신이 작은 일을 소홀히 했을 때, 인정하지 않았을 때, 변명했을 때란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왜 실패를 반복할까요? 이유는 바로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기 때문입니다. 방금 전에도 보셨든 ‘그런 작은 뭔가를 어떻게 막아?’라고 즉시 변명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변명하고 합리화하는 데 달인이었습니다. 그런 저를 두고 보시던 예전 회사 대표님은 매번 변명하는 저에게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그래서?"
"네, 그래서 이렇게 했었죠."
"그래서?"
"네, 그다음은 이렇게 했고요."
"그래서?"
그래서라는 질문의 최종 대답은 뭐가 될까요? 대표님은 저에게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걸까요? 대표님은 '실패했다.'라는 결론을 듣기 위해 계속 질문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깨끗하게 실패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패의 원인을 규명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땐 규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인정하세요. 그리고 가슴에 손을 대고 이렇게 말해 보세요. 이 실패를 인정해. 더 이상 변명하지 않겠어. 인생에서 일어난 실패에 대해서 불평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쉽습니다. 반대로 ‘인정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실패를 깨끗이 인정할 때, 변명하지 않을 때,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계단이 준비될 것입니다.
'오류 찾기 >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에게 가정은 어떤 곳인가요? (0) | 2023.05.09 |
---|---|
왜 긍정적인 말을 쓰라고 할까? (0) | 2023.05.08 |
자기 합리화의 정체 (0) | 2023.05.03 |
<백상 예술 대상 - TV부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수상 소감으로 배우는 프로들은 무엇이 다른가 (0) | 2023.05.02 |
사람들이 미리 걱정하는 이유 (0) | 2023.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