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이다. 경험 수집 잡화점(피터 킴 작가가 운영하는 경험 수집 플랫폼)에서 <0원으로 시작하는 나만의 책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책과 강연>의 김태한 부대표를 온라인으로 만났다. 6번의 강의를 들으며 궁금은 점점 커졌다.
3번째 강의에서 김태한 부대표는 이런 말을 했다. 궁금하면 책을 구입해 읽어보라고. 알라딘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읽기 시작했다. <<루저>>를 시작으로 <<불리한 청춘은 있어도 불행한 청춘은 없다>>, <<제발 이런 원고는 투고하지 마세요>>를 읽고 나니 점점 더 궁금증은 더해갔고 오픈 채팅방 검색으로 ‘책과 강연’에 들어갔다.
5번째 강의가 끝날 무렵, <<10권을 읽고 1000권의 효과를 얻는 책 읽기 기술>>를 읽다 불현듯 사인을 받아야겠다 생각했다. 김태한 부대표와 약속을 잡고 교대 역을 찾았다. <책과 강연>은 교대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였다. 건물 4층 <책과 강연>의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김태한 부대표가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다. 텅스텐 조명이 내려앉은 사무실은 따뜻한 분위기였고 달콤한 향기가 났다.
“사무실이 너무 따뜻하네요.”
“감사합니다. 차 한 잔 드릴까요?”
김태한 부대표가 건넨 차에선 꽃향기가 났다. 제주를 품은 오설록의 향기였다. 차를 마시며 시작된 대화는 30분쯤 숨도 안 쉬고 이어졌다. 술도 안 마셨는데 차에 취하고 향기에 취하고 무엇보다 책과 강연에 취했기 때문이 아닐까. 바쁘신 부대표님과 독대를 그것도 30분을 했기에 시간을 너무 많이 뺏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려는데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다. 여기 온 목적을 잊어버린 것이었다. 싸인, 그렇다 사인을 받아야 했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며 말했다.
“작가님, 저 사인 좀 부탁드려요.”
책을 3권 가져갔지만 3권 다 받는 건 미안해 2권만 사인받았다. 사인받은 책을 가방에 다시 집어넣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나가는 데 이정훈 대표님이 거기 계셨다. 연예인인 줄 알았다. 실제로 이정훈 대표님은 연예인 못지않았다. 잘 생겼고 멋있었고 눈부셨다. 김태한 부대표가 한마디 힘을 보태줬다.
“강서구에서 직접 찾아오셨어요.”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다. 쑥스러움이 고개를 들지 못하게 했다. 순간 아까 사인 안 받은 책 1권이 떠올라 부끄러움을 식히고자 책을 꺼내며 말했다.
“대표님, 저 사인 좀 부탁드려요.”
사인을 받는 동안 붉어진 얼굴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사인도 받고 대표님과 악수도 했다. 로또를 맞은 기분이었다. 벅찬 기분으로 <책과 강연>을 나서려는데 대표님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계셨던 분이 그랬다.
“사진 찍어 드릴까요?”
손이 먼저 반응했다. 재빠르게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말없이 건넸다.
“자~치즈~~.”
얼굴은 아까부터 치즈였다. 너무 크게 웃은 탓에 볼이 실룩실룩거렸다.
“오늘 너무 감사했습니다. 연신 고개를 허리를 숙이며 그랬다. 신년 모임 때 꼭 오겠다고. 약속과 남겨두고 <책과 강연> 사무실을 나왔다.
공기는 상쾌했고, 햇살은 따뜻했고, 기분은 하늘에 떠있었다. 12월 어느 겨울날이었지만 내겐 봄날 같았다. 들뜬 마음에 보고 싶은 사람에게 전활 걸어 말했다.
“나, 2022년 목표가 생겼어.”
난 욕심이 많다. 갖고 싶은 건 꼭 가져야 한다. 또 목표한 건 반드시 이뤄야 직성이 풀린다. 2021년이 <책과 강연>을 소개해줬고 2022년은 새로운 목표를 안겨 주었다. 삶이 전보다 조금 더 풍성해진 느낌이다. 누군가는 지는 2021년을 아쉬워하지만 나는 다가오는 2022년을 기대한다. 2022년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호랑이 기운을 한껏 받아 목표를 향해 한걸음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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