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그러니까 3년 만에 방문한 이제마스터디카페 홍대점은 입구부터 낯설었다. 3년 전 사람이 인사를 건넸는데 이제는 키오스크가 아무 말도 없이 입구에서 나를 맞이했다.
내부로 들어가는 문은 잠겨있었다. 들어가려면 회원 가입부터 해야 한다.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인증 번호를 받고 이름을 입력했다. 회원 가입을 끝낸 다음은 결재다. 몇 시간 동안 머물지를 선택하고 비용을 결제했다. 출력된 종이를 출입구 우측 편에 붙은 qr코드 인식기에 인식하니 그제야 출입문이 소리를 냈다. 이제 들어와도 좋다며. 딱딱해진 첫인상에 거부감이 생겼다.
내부로 들어서니 좌석 위치는 3년 전과 그대로였다. 3년 전 카운터를 지키던 직원은 없고 그 자리에 원두커피 머신이 자리하고 있다. 커피 머신 옆으로는 각종 일회용 티들이 나란히 놓여있다. 또 야외 좌석이 비흡연 공간으로 바뀌었다. 집중하던 공간에서 문 하나 열면 바로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라 좋아했었는데.... 코로나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카페에는 나를 포함해 3명이 전부다. 조용한 정적이 흐르는 공간 한편에 앉아 예전 느낌을 되살리려 노트북을 켜고 타이핑을 시작했다. 인터넷 연결을 하지 않았다. 10분쯤 뒤 다섯 명의 사람들이 들어와 회의실로 들어간다. 회의실 문이 닫히고 안에서 떠드는 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 가방에서 3M 이어 플러그를 꺼내 귀에 꽂고 다시 집중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시계를 보니 벌써 2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장소가 있다. 이제마스터디 홍대점은 여전히 내게 잘 맞는 공간이다. 코로나가 많은 것을 바꿨지만 바뀌지 않는 것들도 있나 보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과 애증 하는 흡연 공간은 비록 사라졌지만 앞으로도 집중이 안 될 때 종종 찾아야겠다. 시간이 순삭 되는 느낌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게 해 준 이 공간에 감사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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