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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인색하기

by 오류정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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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자기 돈은 나눠 주려 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 주고 있나? 사람들은 자기 재산을 지킬 때에는 인색해도 시간을 낭비하는 일에는 너그럽다. 시간에 관한 한 탐욕이 정당한데도 말이다.

하루 중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1시간? 2시간? 아니면 10분? 한데 남들의 일상을 관찰하기 위해 수시로 들락거리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는 과연 얼마의 시간을 사용하는 것일까? 3시간? 아니면 수시로? 잠깐의 즐거움을 누리는 자유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잠깐 봐야지 했던 그 시간이 실은 대부분의 일상을 지배해버리는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매일 작은 시간이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극명하게 갈린다. 만약 하루 10분이 한 달 쌓이면 300분이 되고 1년이 쌓이면 3,650분이 된다. 10분씩만 모아도 1년이면 60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고작 10분을 가지고 무슨 그리 대단한 듯 이야기하냐는 비아량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BS다큐멘터리 <하루 10분의 기적>에는 수업이 끝난 자투리 10분 시간을 활용해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하는 소병량 선생님이 등장한다. 그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취득한 자격증은 무려 55개나 되며 지금도 기록은 여전히 갱신 중이라고 한다. 

시간에 관해 이야기할 때 자주 소개되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일화도 있다. 위대한 발명가이자 과학자, 정치사상가로 유명한 벤저민에게 어느 날 한 청년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가진 몇 가지 문제에 대해 가르침을 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했고 청년은 벤저민이 일하는 곳으로 찾아왔다. 청년은 자신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도 도통 성과가 나지 않고 자신의 형편 그대로인 것이 대체 무엇 때문인지 궁금해 벤저민에게 조언을 구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청년이 벤저민의 집에 도착해 활짝 열린 방문 안을 들여다보니 그의 방이 온갖 물건들이 뒤죽박죽 뒤엉켜 엉망이었다. 벤저민은 지저분한 방을 둘러보며 "1분만 주게"라고 말하고 방문을 닫았다. 1분이 지나고 방문이 열리자 청년의 눈에 말끔히 정돈된 방이 들어왔다. 탁자 위에 놓인 레드와인 두 잔에서는 달콤한 향기가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벤저민은 청년에게 와인 한 잔을 건네며 가볍게 건배한 다음 말했다. "이제 가도 좋네."라고. 벤저민이 청년에게 준 답은 1분 동안에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었다.

오늘은 쓸데없이 습관적으로 들어가 남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SNS 시간을 줄이고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여태 그러지 못했지만 오늘부터라도 시간에 인색한 하루를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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