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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이 책을 잘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 (2)

by 오류정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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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이 책을 잘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 두 번째 버전이다. 그 이유는 바로 쓰는 사람은 그냥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쓰는 사람은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목적이란 바로 '문제'다. 문제의 종류는 다양하다. 현재 쓰는 글에서 막힌 문제일 수도 있고, 자기 내면의 문제일 수도 있고, 타인을 이해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어떤 종류의 문제든 상관없다. 쓰기 자체가 문제 해결 과정이니까.

정부의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별책 2>라는 문서에 “초등학교 교육 과정”에 들어있는 초등학교 국어 내용의 목표와 개요가 정리되어 있다. 글쓰기에 관한 부분은 78페이지에 ‘쓰기’에 관해 요약한 가로 8칸 세로 5줄짜리 표가 실려 있다. 표의 맨 윗줄에는 대담하게도 “쓰기의 본질”이라는 아주 탐스러운 제목이 달려 있다.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글쓰기의 ‘본질’은 이렇다.

“쓰기는 쓰기 과정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며 의미를 구성하고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행위다.”

쓰기는 쓰는 과정 자체가 곧 문제 해결인 동시에 의미를 재구성해서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행위라는 뜻이다. 결국 문제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쓰는 것 자체가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셈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쌓인 문제 해결력은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사회도 포용할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쓰는 사람은 '문제 해결'이라는 목적을 가진 사람이다. 목적이 분명하니 책을 읽을 때도 더욱 집중하고 몰입해 읽을 수박에 없다. 지금 당장 당신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해 주니 다른 데 한눈을 팔지 않는다. 꼭 목적을 가져야 할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목적 없이 시청한 동영상에 당신이 과연 얼마나 집중을 할 수 있는지 떠올려보자.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길어야 3분을 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도 생각해 보라. 또한 쓰는 이는 이렇게 읽은 걸 자신의 언어로 다시 쓰면서 스스로 체화하고 남들과 소통하는 행위를 동시에 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는 셈이다. 아무 목적 없이 읽는 사람과 쓰려고 읽는 사람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쓰는 사람이 책을 제대로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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