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책이 어딨더라. 분명 이쯤인 것 같은데. 약간 딱딱한 파란색 하드 표지, 체크무니 그림의 그 책.'
딱딱한 하드 커버가 기억나고, 파란색 체크무늬 표지는 기억나는데,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그 책. 내 방 책장 전체를 스캔했는데도 책을 찾지 못했다. 분명 어딘가에 있는 게 확실한데. 책 표지를 만지면서 느꼈던 그 감촉을 기억하고 있는데. 까끌까끌한 그 느낌이. 하지만 당최 찾을 수가 없었다. 조금 시간을 두고 다시 한번 찾아보기로 한다.
1시간쯤 뒤, 이번엔 거실 책장부터 다시 스캔을 시작했다. 오른쪽 약지 손가락을 앞세워, 책 표지를 하나씩 훑었다. 거실에는 확실히 없었다. 그래서 서재방 책장 스캔 시작. 하지만 역시나 없었다. 분명 있는 게 확실하지만 찾지를 못하는 이 상황. 답답하다.
책이 늘어, 책장을 산다. 책장을 사고 다시 책을 채운다. 이 패턴을 반복한 지 어느덧 5년. 책장의 책이 늘어갈수록,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분명 어딘가에 있는 데 찾질 못하는 상황. 지금 내가 읽어야 할 딱 필요한 책을 찾지 못해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는 상황.
알라딘 앱을 켜서, 책을 다시 주문한다. 주문 버튼을 누르기 전 알라딘을 알려준다. 2021년 10월, 구매 내역이 있다고. 같은 책을 두 번씩 산 경험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에, 그냥 주문한다. 나중에 나오면 한 권은 팔면 되니까. 책을 주문하고 나서야 초조함이 사라진다.
내가 어떤 책을 보유하고 있는지 정리를 해봐야겠다. 이 결심도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하지만 정리하는 일은 없다. 그냥 생각만 할 뿐. 정말 급박한 상황이 아니면 움직일 기미가 안 생긴다.
2023년 한낮의 온도가 31도를 넘어가는 7월 여름날 일이다.
'오류 찾기 >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지 못할 2023년 여름 휴가, 풀빌라에서 벌어진 변 (0) | 2023.08.02 |
---|---|
쓰는 고통이 크면 안 쓴다. 안 쓰는 고통이 크면 쓴다. (0) | 2023.07.29 |
원칙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 (0) | 2023.07.27 |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임경선처럼 (0) | 2023.07.26 |
어제 있었던 민망한 사건 (0) | 2023.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