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한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 있을까요?”
독서 모임 학인이 올린 질문이다. 이 글은 위 질문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메모한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하는 건 어렵다. 시간이 배로 든다. 왜냐하면 이미 메모한 내용을 다시 읽은 뒤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서 분류하는데 시간을 소비하기보단 주제를 명확히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제 선별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영화 <자산어보>를 보면 정약전이 유배 생활하며 책을 엮는 과정이 나온다.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얻은 새로운 지식을 무작위로 모으지 않는다. 모으기에 앞서 어떻게 엮으면 좋을지를 먼저 고민한다. 주제 선별을 먼저 한 것이다. 이것은 <<책벌레와 메모광>>에 나오는 정약용의 '수초'와 '총서' 개념과 연결된다.
<<에디톨로지>>라는 책에 보면 한국 사람들은 노트에 공부한 내용을 모으지만 독일 사람들은 카드 형식에 메모한다는 내용이 있다. 카드 형식 메모의 장점은 주제별로 내 마음대로 분류와 정렬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나 또한 과거 무작위로 메모하다가 필요한 내용을 내 마음대로 sorting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한데 노트에 메모한 것은 내 마음대로 정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디지털로 스캔해 변환한다고 해도 검색에 한계 또한 있었다. 그래서 그 뒤부턴 종이 노트와 디지털 노트를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디지털 메모가 90퍼센트 종이 메모가 10퍼센트 비율이다. 디지털의 장점 중 하나는 별도 분류 작업이 필요 없이도 검색으로 정보를 일률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절판된 책 중 <<메모의 기술>>이라는 책에 보면 디렉터리별로 정리하는 내용이 있으니 찾아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못 찾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 나만의 방법을 개발하면 되니까.
메모를 많이 하는 건 좋다. 없는 것보다야 백번 낫다. 하지만 메모만 하고 다시 펼쳐보지 않는다면 안 한 근만 못하게 된다. 이는 하드 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지 않는 것과 같다. 저장만 하고 활용하지 않는다면 왜 저장한 것일까? 언젠가 보겠다며 모아놓은 파일은 다시 보는 일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중요한 건 목적을 가지고 활용하는 것이다.
정리해 보면 이렇다. 가장 먼저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고 디렉터리를 만든다. 습관, 처세, 태도 등 자신이 원하는 디렉터리를 만들자. 그리고 디렉터리에 맞게 메모를 하나씩 분류해서 정리하자. 서두를 필요도 조바심 낼 필요도 정답을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하다 보면 자신만의 방법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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