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KBS 불후의 명곡 ‘West life Shane Filan’ 공연을 준비하던 KBS 관계자, 공연팀, 촬영팀 모두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기껏 해외 뮤지션을 초대했는데 이 특집을 준비하던 한 아티스트가 극심한 폐렴으로 고통에 시달려 노래가 거의 불가능한 지경까지 이르러 결국 녹화 포기의 기로에 섰기 때문입니다. 가래가 들끓고 병원 진료로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모든 게 절망적으로 느껴져 그녀는 당시 가수로서의 삶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이미 19세 나이에 암을 극복했던 그녀이지만 평소 굉장히 어려운 공연도 거뜬하게 처리했던 이 가수는 앞으로 가수 생활에 마지막 곡이 될지도 모를 이 곡을 끝마치기 위해 약을 먹고 무대에 섰습니다. 내 인생에 마지막 곡이 될 텐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아름다운 곡을 망치지 않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듯 그녀는 평소와 달리 두 눈을 감고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최악의 조건 속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 공연에 대한 전 세계 음악 전문가, 보컬 전문가, 평론가들은 공연 직전까지 고열과 폐렴에 시달리던 상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최악의 상황 덕분에 평소 그녀에게선 흔치 않았던 두텁고도 묵직한 성량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장 나약한 상황에서 ‘I am strogn’이라고 힘줘 노래했습니다. 정말 이 공연을 그녀의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했을까요. 힘에 부치고 온 몸의 에너지를 마지막까지 쥐어짜면서도 F#5에서 A5를 넘나들며 그녀는 공연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공연을 시청한 음악 평론가들은 바로 말을 잊지 못하고 잠깐의 시간을 달라기도 했고 원곡보다 백만 배는 더 좋다는 평가를 했으며 눈물을 겨우 참고 심사평을 이어갔습니다.
“You raise me up”
최악의 조건에서 최상의 공연이 펼친 아티스트는 바로 소향입니다. 가수 소향이 부른 곡은 아일랜드 출신 아티스트 브랜든 그레이엄의 곡 <You raise me up>이었습니다.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소향은 이 곡을 끝으로 잠적해렸습니다. 그리고 2년 반 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JTBC 비긴 어게인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소향의 공연을 본 그레이엄은 소향과 대화를 하고 싶어 소향의 소속사와 연락처를 문의했다고 합니다. 또 KBS 최영호 음악 감독을 통해 자신의 곡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최악의 순간, 소향을 이끌었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정말 자신의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녀를 무대로 서게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요? 그녀는 어떤 마음으로 무대에 섰을까요?
역경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역경은 우리를 몰아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언가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충분히 간절히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역경은 그만하라고 말합니다. 역경은 그런 사람들을 단념하도록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마지막 강의)
간절한 소향의 마음이 전해져서였을까요. 가장 어려운 역경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그녀에게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디바 가수 소향의 멋진 삶을 응원합니다. 매 순간 간절하게 노래하는 그녀처럼 저도 매 순간을 그렇게 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e_L9ofhU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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