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내용을 자기 언어로 다시 써보라고 하는 이유 1

우리는 자신이 읽은 내용을 자기 언어, 자기 말로 다시 써보기 전까지는 자신이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내용을 읽기만 하면, 그 내용을 이해한다고 스스로 쉽게 속아 넘어갈 수 있다. 읽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면 그것을 잘 알고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그것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

익숙하다고, 친숙하다고 반드시 실제로 아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테스트를 하지 않는 한, 제대로 잘 알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잘 알고 있다고 믿는 것뿐인지 알 길이 없다.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막연히 점점 똑똑해지고 지식이 많아진다고 느끼면서 마냥 행복할 것이다. 실상은 예전처럼 멍청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인데도 말이다.

이런 흐뭇한 느낌은 글을 쓰면서 자기가 읽은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설명하려 하는 순간 금세 사라져 버린다. 문득 우리 눈에 문제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주장을 자신만의 언어로 바꾸어 말해보면 자신의 이해력 안에 벌어져 있는 틈을 냉정하게 정면으로 응시하게 된다. 확실히 기분은 나빠지겠지만,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것이 이해력을 향상하고, 학습으로,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기회다.

이것이 읽은 내용을 자기 언어로 다시 써보라고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