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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강연34

친구들은 나를 ‘정말만’이라고 불렀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마라.” “네.” “니는 항상 말만 잘하니.” 옛말에 ‘남아일언 중천금’이란 말이 있는데 어릴 적 나에겐 말은 ‘남아일언 중일금’도 안 되는 존재였다. 이런 날 진작에 알아보셨는지 아빠는 쿨하게 인정해주셨다. 말만 잘한다고. 친구들은 고맙게도 이런 내게 별명을 지어줬다. ‘정말만.’ 그렇다. 상상하는 그대로다. 말만 잘한다는 뜻이 내포된 별명이다. 어릴 적, 그러니까 20대까지 난 말 바꾸기 선수였다. 창조적 거짓말의 달인이기도 했다. 10초 한 번씩 마음의 날씨가 변덕을 부릴 때마다 말도 바꿨다. 약속 장소를 놓고도 변경을 한 10번쯤, 메뉴를 가지고는 20번쯤 바꾸기를 잘했다. 약속 취소는 셀 수 없었다. 이렇다 보니 친구들은 점점 내 말을 믿지 않았다. 나중엔 약속을 아예.. 2022. 1. 12.
재독 하면 눈에 보이는 것들 글이 잘 써지는 날이 있고 잘 써지지 않는 날이 있다. 오늘은 잘도 아니고 아예 써지지 않는 날이다. 어제는 의 포부를 담아 사명서까지 썼는데, 어떻게든 쓰겠다 다짐했는데 하루 만에 글이 한 글자도 써지지 않는 상태가 돼버렸다. 낮 12시까지 글 한 편 발행하기로 한 1차 약속은 어긴 지 오래됐고 2차 약속인 저녁 6시가 다가오고 있다. 슬슬 마음이 급해진다. ‘뭘 쓰지? 뭘 쓰지?’ 읽고 있던 책에서 어떤 영감도 받지 못했다. 눈에 띌 만한 사건이라고 할만한 것도 없다. 임시 저장한 글 8편은 이어서 쓰기가 잘 안 된다. 밖에 나갈까, 그러기엔 영하 10도의 날씨가 두렵다. 따뜻한 방바닥에 맨발을 데고 어떻게든 글을 한 편 쓰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 방바닥에 누워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다 넷플렉스.. 2022. 1. 11.
시작보다 더 중요한 한 가지, 흔들릴 때마다 나를 잡아줄 '오류 사명서' 의 8번째 글의 주제는 ‘사명서’다. 나무 위키 사전에 따르면 ‘사명’은 후천적으로 받아들여 지키거나 이루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사명서’는 지키거나 이루려고 하는 것을 적는 것 정도가 되겠다. 짧게 줄인다면 스스로 지키려는 약속 정도가 될 것이다.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약속이 하나 생겼다. 바로 글쓰기다. 기간과 분량을 더해 얘기하면 앞으로 93일간, 4월 12일까지 매일 한 편의 글을 A4용지에 500자 이상 쓰는 것이다. 몇 년 전 자발적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선릉으로 이사한 에서였다. 첫 수업 시간에 소장님이 A4지 한 장을 건네며 지금의 ‘사명서’와 비슷한 걸 적어보라고 하셨다. 거기에 이름, 연락처, 주민 번호를 기재했다. 마지막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할 시 현재 가.. 2022. 1. 10.
의외로 글이 잘 써지는 나만의 장소 글 어디서 쓰세요? 저는 60퍼센트 정도는 집 책상에 앉아서 쓰고 나머지 40퍼센트는 이동하며 씁니다. 어떻게 이동하며 글을 쓴다는 건지 의아한 생각이 드실 텐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 글을 준비했습니다. 의외로 글이 잘 써지는 나만의 장소는 3군데입니다. 버스 제일 뒷자리, 지하철 연결 통로 그리고 카페 중앙 테이블. 하나씩 살펴볼까요? 버스 제일 뒷자리에 앉으면 버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보통 뒷자리는 다른 곳보다 10cm 정도 높은데요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걸 바라보고 창밖도 바라보고 흔들리는 버스의 리듬도 느끼다 보면 어느새 글 쓰는 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에선 열차와 열차 사이 연결 통로 가운데 기대 글을 씁니다. 버스와 마찬가지로 양발에 무게 중심을 반반 나눠서 열차의 .. 2022.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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