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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춤이 된다면) 첫 인상

by 오류정 2019. 10. 9.

무턱대고 신청하긴 했지만 막상 강습날이 다가올수록 무척 망설여졌다.

토요일 아침 9시, 효정님에게 카톡이 왔다.
‘오늘 첫 연습이네요, 이따뵈요’

카톡을 확인하고 바로 답장을 보내지 못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답장을 보냈다.
‘네, 이따뵈요.’

살사 초급반 수업은 저녁 7:30분 시작이다. 연습실은 합정동이다. 집에서 연습실까지는 30분 거리다. 한 시간전에 연습실 근처가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가기로 하고 지블 나선다.

수업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들어간 다음 카페에 새 글이 하나 올라왔다. 수업 전에 식사하는 ‘밥벙’ 공지였다. 수업 전에 간단하게 식사하실 분들은 연습실 앞 국수집에서 함께 식사하고 들어가자는 내용이다. 혼자 들어가기 뻘줌하던차에 잘됐다 싶어 참석 댓글을 단다.

저녁 6:30분 국수집에 도착해 밥벙 소집한 주니님께 전활 건다. 어색한 첫 만남. 국수집에는 주니님외에도 4명의 사람들이 더 있었다. 간단한 목례로 인사를 건네고 콩국수를 주문한다.

“닉네임이 어떻게 되세요?”
“아,,,,오류입니다.”
“오류동 사시나봐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니구요. 책 읽다가 여태 삶을 잘 못 산 것 같아서요.”
“................아,,,’
“식사 하시죠!”

20여분의 식사 시간이 끝나고 연습실로 향한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비좁았다. 물론 내 기준에서다. ‘터벅 터벅’ 한 계단씩 조심해서 내려간다.

“안녕하세요 석헌님!!”

효정님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새로운 모임에 나갈 때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게 이렇게 힘이 될 줄 몰랐다. 새삼 고맙다. 익숙한 얼굴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지향님. 아는 사람이 두 명이라니 든든하다.

“연습 잘 하시고 이따 빠에서 봐요~~”
효정님과 지향님이 연습실을 떠났다.

“안녕하세요. 111기 여러분. 오늘부터 여러분과 함께 6주간 수업을 진행할 에테르구요, 옆에는 찌까 입니다. 잘 부탁 드려요.”

“처음이라 상당히 어색할텐데요, 간단히 서로에 대해 소개하는 시가늘 가져 볼까요?”

자기 소개 시간이 너무 싫다.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한데 할 때마다 하기 싫고 피하고 싶고 그렇다.

“110기 스텔라 (효정님의 닉네임) 소개로 오게된 오류 (나의 닉네임)라고 합니다. 앞으로 6주간 잘 부탁 드려요.”

‘떨지 않고 침착하게 얼굴엔 미소를 띄면서 잘 끝났다.’

111기는 36명이다. 36명의 소개가 끝나고 운영진의 소개가 시작됐다. 매니져, 총무, 연습실지기등. 믿음이 갔다. 없는 믿음도 생길 판이었다. 뭔가 듬직한 형 느낌의 매니져님, 단아하고 단단할 것 같은 총무님, 환한 미소가 멋진 연습실지기님등.

“앞으로 잘 부탁 드리구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첫 수업은 살사 기본 스텝입니다.”
“1,2,3 (4) 5,6,7 (8)”

“참 쉽죠?”

“1,2,3 (4) 5,6,7 (8)”

힘차고 부드럽게 발을 떼어본다. 왼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