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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비가 되어 내리면 난 기꺼이 비를 맞으며 춤추겠다

by 오류정 2023. 8. 10.

인터넷 영상이 있다. 비 오는 날, 세 명의 남자가 물 웅덩이 주변에 서서 손짓한다. 손짓하며 차들이 물웅덩이를 지나도록 부른다. 자신들에게 물을 튀겨달라는 듯이. 그리고 차들이 지나며 물을 튀기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한다. 영상을 보는데 왠지 내가 기분이 좋아서 미소가 생긴다.

오늘은 물웅덩이가 곳곳에 생긴 날이다. 태풍 카눈이 서울을 관통한다. 아니 관통하는 중인가 보다. 오늘을 피해서 와주면 얼마나 고마우련만. 삶은 언제나 내 마음대로 펼쳐지는 법이 없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집중 폭우가 오전 내내 계속된다. 바람에 우산이 뒤집어지는 건 예사고, 우산을 써도 옷이 젖는 건 당연했다. 폭우를 동반한 태풍도 삶을 일시정지시킬 순 없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계속해야 할 뿐이다.

괜찮다. 삶이 비가 되어 내리면 난 기꺼이 비를 반갑게 맞이하며 춤을 출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비도, 눈도, 태풍도 모두 상관없다. 세 명의 남자들처럼, 내리는 비바람을 그저 즐기면 그만이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을 알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