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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

by 오류정 2023. 8. 12.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진다. 이유는 바로 인터넷 때문이다.

인터넷은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자신이 원치 않는 거부감을 주는 정보는 뒤로 가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눌러서 볼 수 있다.

과거 미디어는 그렇지 않았다. 과거 미디어인 신문과 잡지에서는 관심 없는 기사나 광고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설령 그 기사를 읽으려고 산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왕 샀으니까 한 번은 읽게 되고 예상외로 새로운 영감을 얻어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다르다. 예상외의 콘텐츠 소비는 무용하고 가성비가 나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제목을 클릭해서 보고 싶은 기사만 읽을 수 있다. 즉 대충 보고 관심이 없는 기사에는 아예 눈도 돌리지 않는다. 트위터에서는 ‘뮤트(Mute) 하는 키워드’를 설정하면 그 키워드가 포함된 트윗이 타임라인에 표시되지 않는다. 불쾌한 화제나 보고 싶지 않은 스포일러를 걸러주는 것이다. 결국 온라인 사이트나 광고 회사는 알고리즘 해석으로 사용자의 관심사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해당 사용자가 흥미를 느낄 만한 기사나 광고를 우선 표시한다. 그러니 관심 없는 콘텐츠는 접할 기회조차 없다.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를 차단하는 필터 때문에 마치 안개에 둘러싸인 듯이 시야가 흐려진다. 이런 인터넷의 성질을 최근 들어 ‘필터 버블’이라 부른다.

이런 경향은 영상 시청 습관에도 나타난다. 스마트폰, 태블릿, 개인 PC가 보급된 후로 아이들은 거실에서 부모가 보는 프로그램을 같이 볼 필요가 없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목표로 하지 않은 콘텐츠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느낀다.

이런 이유로 갈수록 양극화는 심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