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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독자란

by 오류정 2019. 1. 31.


니체가 말했다. 책을 읽은 뒤 최악의 독자가 되지 말라고. 최악의 독자는 약탈을 일삼은 도적과 같다고. 그들은 값나가는 것이 없는 지 혈안이 되어 이곳저곳을 적당히 훑다가 이윽고 책 속에서 자기 상황에 맞는 것, 지금 자신이 써먹을 수 있는 것, 도움이 될 법한 도구를 끄집어내어 훔친다고. 그리고 그들이 훔친 것만을 마치 그책의 모든 내용인 양 큰소리로 떠든다고. 결국 그 책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물론, 그 책 전체와 저자를 더럽힌다고. (니체의 말 182 최악의 독자)

그렇다면 최고의 독자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독자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봤다.


기본(基本)


1. 위대한 스승 한 분을 만난다는 마음 가짐
2.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탐험가의 눈
3. 아름다운 꽃의 향기를 맡는 코
4. 맛있는 요리를 천천히 음미하는 입
5. 가르침을 기꺼이 잘 듣는 귀

행동 (行動)

1. 눈으로 천천히 따라 읽으며 내 마음에 어떤 동요가 일어나는 지 관찰하고 어떤 동요가 일어났을 때에는 그 부분에 밑줄을 긋고 그 옆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는 행동
2. 책 속의 갖고 싶은 단어 혹은 명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으면서 이 문장들이 내 몸속에 새겨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다해 쓰는 행동
3. 틈틈히 내가 적은 문장들을 돌아보고 만져보고 다시 느껴보고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는 행동

이런 마음, 이런 기본, 이런 행동을 실천할 수 있다면 책은 당신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책 한 권도 사람이다. 사람은 쉽게 얻을 수 없다. 사람을 얻기 위해선 먼저 진심으로 다가가야 하고 열심을 다해 대화해야 하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때로는 왜 내 마음을 몰라주냐고 다투기도 해야한다. 시간과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얻는 것이 힘든다. 왜냐하면 사람을 얻는다는 건 그 사람의 일생 전부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당신이 정말로 찾아헤매던 진정한 친구 혹은 최고의 스승이라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평소대로 그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을까? 평소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뮤지컬 배우이자 브런치 작가인 호준님 덕분에 이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감사를 전한다.

https://brunch.co.kr/@creatjun/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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