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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하는 친구들은 따로 있다

by 오류정 2022. 2. 4.

하루 두줄 책을 읽고 메모하는 모임을 만들고 운영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처음 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4명으로 인원이 늘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1년을 함께하는 친구는 5명이다. ‘친구’라 표현은 했지만 참여자들의 나이는 나보다 많거나 어리다.  

하루 두줄 메모 방의 원칙은 두 가지다. 매일 책을 읽고 하루 두줄 메모하는 것 하나와 반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친구를 만날 때를 제외하곤 반말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라도 반말을 마음껏 해보자는 취지로 반말을 운영원칙에 포함시켰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처음엔 다들 낯설어했지만 지금은 나이를 잊어버렸다. 심지어 다른 단톡방에서도 반말이 튀어나온다는 반응을 보일 때면 나도 덩달아 기분 좋아진다.

첫 시작부터 함께한 도연이가 최근 좋은 책을 만났다. 표지부터 강렬한 책의 제목은 <<10년의 법칙>>이다. 현재 절판 상태로 오프라인에서 중고 책 가격이 무려 15만 원에 달한다 한다. 도연이에게 딱 맞는 책을 만나서인지 최근 수다도 늘었다. 1년 전엔 수다가 많다며 적응하지 못했던 도연이 이제는 자진해서 이모티콘을 구매하고 댓글로 반응도 올린다. 반말의 힘인지, 함께한 시간 덕분인지 이유야 어찌 됐든 보기 좋다.

도연의 수다 뒤에 다이룸의 거듦이 이어진다. 도연이 올린 메모를 본 뒤 다이룸은 전체 필사해보라며 부추겼다. 도연은 외면하는 이모티콘으로 반응했는데, 다이룸 외에 다른 친구들 3명도 부추기니 마지못해 전체 필사를 약속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다. 좋은 친구를 옆에 두면 덩달아 자신도 좋은 사람이 되고 반대도 그러하다. 보도섀펴는 <<멘털의 연금술>>에서 이런 친구들을 ‘독수리’에 비유했다. 독수리들과 함께하라고. 일상의 바쁨 사이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간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겐 ‘바쁘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대신 결과로 얘기한다. 오늘도 해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냈다고 말이다. 오늘도 내일도 독수리들은 날아오르기 위해 애쓴다. 함께 비상할 날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