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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과일만 먹는다

by 오류정 2022. 2. 6.

아침은 과일만 먹는다. 2022년 1월 1일부터 그리 먹었다. 구정 설날 아침을 제외하곤 모두 지켰다.

부모님 덕분에 44년간 매일 아침 따뜻한 밥과 국을 먹었던 몸은 과일을 먹으니 싫다는 듯 꾸르륵 소리를 냈다. 몸은 변화를 싫어했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책에 따르면 과일은 30분이면 소화가 되니 몸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먹으라는 충고를 따랐다. ‘충분히’라는 단어에 끌려 시작한 일이다.

충분히 먹었다. 처음 일주일은 배가 고플 때마다 먹었다. 섞어 먹기도 했다. 바나나와 키위, 사과와 배, 바나나와 사과를. 섞어 먹었더니 위가 또 싫어했다. 더부룩하고 답답했다. 덕분에 화장실을 두세 번씩 다녀왔다. 몇 번의 시행착오 뒤에 과일을 한 종류만 먹어야 한다는 걸 스스로 알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자 변화가 생겼다.

변화는 이런 것들이다. 더부룩했던 속이 편해지고 낮잠이 사라지고 발에 무좀이 사라졌다. 변색이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두통이 줄고 머리가 맑아지고 밤에 깨는 일이 줄었다. 처음엔 일시적인 변화겠지 했는데 점점 그런 날이 많아졌다. 잠에서 깨면 상쾌하다. 계속할 이유가 생겼다. 좋으니까. 좋아짐을 느꼈으니까.

내게 맞지 않는 습관은 억지로 한다고 내 것이 되지 못했다. 애써 노력하다가도 없던 이유를 만들어서든 그만하게 된다. 하지만 내게 맞는 습관은 금세 알게 된다. 내게 꼭 맞는 옷과 같기 때문이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안다. 새해 시작한 습관 하나로 식사가 살짝 방향을 틀었다. 방향이 바뀌니 목적지도 바뀔 것이다.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처음엔 내가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엔 습관이 나를 만든 게 됨을 믿는다. 44년의 몸이 쉽게 바뀔 리 없다. 천천히 느긋하게 매일 아침을 건강하게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