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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책을 읽기로 했다 [준비부터 발표직전]

by 오류정 2019. 3. 6.

2019년 2월의 마지막 날, 나코리님에게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새로운 강의를 기획해 보고 싶은데 참여할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네? 저요?, 저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요'라고 이야기하려다가 '네, 할께요' 라고 했다. 지난 1월 문래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될일은 된다>> 책의 내용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삶은 당신에게 많은 선물을 주려고 하는데 스스로 거부하지 말라는 마이클 앨런 싱어의 가르침을 받아들인 것이다. 

나코리님을 처음 만난 건 성장판 글쓰기 오프 모임이 처음이었지만 실제로 많은 얘기를 나눈 건 지난 1월 평일 광화문 점심 번개였다. 그 뒤로 스몰 스텝 모임, Design 2019 Workshop을 통해 만남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나코리님이 직접 강의하는 클래스에 등록해서 직접 강의를 듣기도 했다.  




승낙했으니 강의 준비를 해야 했다. '뭐로 하지? PPT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 나코리님 생산성 강의에서 배운 Dynalist가 떠올랐다. '그래 이걸로 해보자, 근데 뭘 얘기해야지?' 막막했다. 그래서 무작정 나에 대해서 하나씩 적어나갔다. 하나씩 적다보니 어느덧 글은 40줄이 넘어갔다. 그리고 중복되는 내용을 하나의 폴더에 모으다 보니 딱 5개의 폴더로 정리되는 것이 아닌가? '사람은 행동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니체의 말이 딱 맞지 않는가?





오늘은 발표 당일이다. '첫 시작이 나구나, 대박 사건, 이거 큰일 났다, 어떡하지? 발표 순서를 바꿔 달라고 해야 하나?', '아니야, 나코리님이 생각이 있으셔서 이렇게 배정했겠지, 일단 해보지 뭐'라고 생각했다. '근데 잘할 수 있을까?' 

강의는 처음이지만 나름대로 무대에는 꽤 많이 서본 경험이 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중창단 활동을 했고 사회에 나와서는 축가, 기타공연, 공감합창단 공연을 해본 경험이 있다. 매번 무대에 설때마다 느끼는 떨림, 기대감, 짜릿함 때문에 무대에 계속 서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강의는 나 혼자 무대를 채워야 하는 게 아닌가? 혼자 무대라고 하니 가수들이 솔로 데뷔할 때 기분을 오늘 느껴보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나코리님이 준비하면서 읽어보라고 보내준 글이 오늘에서야 눈에 들어온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이크를 잡아라. 나보다 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다.'라는 글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지난 6일 동안 틈틈이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나의 발표자료는 완성되었다. 이제 무대에 서는 일만 남았다. 존경하는 김창옥 교수님의 유투브 영상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 사람이 무대에 설 때와 외국 사람이 무대에 설 때의 차이를 아시나요?' 한국 사람들은 공연 전에 이렇게 얘기한대요. "야~~잘하자", 외국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한답니다. "즐기자, 즐기고 내려오자."

'떨릴 것이다. 100퍼센트. 하지만 김창옥 교수님 이야기대로 떨더라도 즐기고 내려오자.' 그렇게 나는 속으로 다짐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