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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바꾼 인생책 <메모습관의힘>

by 오류정 2018. 12. 21.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봄볕은 따스했고 하늘은 더없이 맑았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바람도 불었다. 5월의 마지막 주말 아침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땐 몰랐지만 돌이켜보니 그건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첫 만남

2018년 5월 26일 문래동 청색 종이 연구소에 11명의 사람이 모였다. 이날은 신정철 작가님의 메모 독서 실천반 2기가 시작하는 날이다.
집에서 30분 거리인 문래동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마지막으로 가본 게 언제였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버스를 탔고 창밖을 보면서 생각했다.
강의 시간보다 10분 전에 도착해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얼마 전 선물 받은 노트를 조용히 탁자 위에 꺼내 놓는다. 일본 여행에서 사 온 제트스트림 볼펜 한 자루와 함께.
'오프라인 강의라니 내가 직접 강의 신청한 강의에 오다니’ 생각하며 스스로 대견해 했다. 작가님 맞은 편에 앉았다.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들어야지 생각했다.

“다 모이신 것 같네요. 처음이라 다들 어색하시죠? 저도 어색합니다. 안녕하세요 신정철 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웃으면서 인사하는 작가님의 환한 미소를 보며 생각했다. ‘역시 오길 잘 했잖아.'

"다들 어떻게 알고 오시게 되셨나요? 한 분씩 돌아가면서 얘기 나눠보시죠”

'책을 읽었는데 남는게 없어서 지원했어요'
'책을 읽고 정리하는 Tip을 배우고 싶어 지원했어요'
'<<메모습관의 힘>> 을 읽고 제대로 메모를 배워보고 싶어 왔습니다'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 왔습니다'
'방황의 시기에 뭔가 해보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저마다 이유는 달랐지만, 느껴졌다. 그들의 열정이. 나 또한 그러했으니까. 그런 그들과 함께 6주가 시작됐다.


6주

6주는 길고도 짧았다. 메모 독서는 쉽지 않았다. 낯설었고 서툴렀다. 무엇보다 내가 변해야 했다.
눈으로만 책을 읽던 사람이 밑줄 치며 읽는 사람으로, 책을 깨끗하게 보던 사람이 책에 낙서하는 사람으로,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 변해야 했다.
변화는 쉽지 않았다. 어떤 문장에 밑줄을 쳐야 할 지 뭘 써야 할지 모든 게 고민이었다. 하지만 무작정 해봤다. 시키는대로. 하기 싫은 날은 안 했다. 힘든 날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했다.
시작은 더뎠지만, 차츰 익숙해져 갔다. 모두가 똑같았다. 그렇게 변화가 찾아왔다.
처음 4주간은 메모를 위한 시간이라면 5, 6주는 달랐다. 메모하면서 생각이 찾아왔다. 떠오른 생각을 옆에다 적기 시작했다. 처음 해본 신기한 경험이었다. 쓰면서도 놀랬다. 뭐지? 이건?
신기한 경험은 나에게 일종의 쾌감이었다. 연달아 찾아오진 않았다. 책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변화

길고도 짧은 6주가 지나갔다. 끝이라 생각하니 아쉬웠다. 여태 한 걸 메모 독서 실천 반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배운 걸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매일 메모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차츰 메모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메모하려는 마음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전보다 책에 더 몰입하게 됐다.

책이 아이폰이라면 메모는 이어폰이었다. 이어폰을 끼니 저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더 열심히 듣고 싶어 한 페이지씩 써보기도 했다. 어떤 날은 6페이지가 넘어갔다.
책이 나무라면 메모는 꽃이다. 책의 영양분을 모두 흡수해서 나만의 꽃을 피울 수 있게 하는 것이 메모다.
책이 재료라면 메모는 소스다. 여러 가지 재료에 나만의 소스를 얻으면 나만의 새로운 요리가 된다. 새로운 요리가 바로 나의 생각이다.

메모 독서 실천 반 2기, 6주간의 경험은 책을 제대로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줬고 메모 독서를 통해 생각이란 것을 하게 해줬고 그 생각을 글로 써볼 수 있게 해주었다. 생각이 바뀌니 행동이 달라졌다. 더 적극적으로 메모 독서를 하게 됐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놀이가 되었다. 재밌는 놀이. 재미있으니 계속하게 된다. 재미있으니 시간을 내게 된다. 재미있으니 즐기게 된다.

꾸준함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꾸준함이야 말로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라 생각한다. 바로 메모 독서 때문이다. 살면서 일외에 3개월이상 무언가 지속 했던게 딱 두가지다. 하나는 사진이고 나머지 하나는 메모 독서다. 2018년 5월 26일 이후 지금껏 해오고 있다. 메모 노트는 10권이 완성되었다. 10권의 메모 노트는 깨달음의 선물을 안겨줬다. 그 깨달음을 통해 나는 변했다.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고 성장할 것이다. 메모 독서가 바로 그 시작점이다. 나에게 메모 독서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당신도 할 수 있다.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지금 당장 메모 독서를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