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류 찾기/독서

대한민국 현실 보고서 <개인주의자선언>

by 오류정 2018. 4. 20.

판사의 눈으로 본 대한민국 현실 보고서

하루에 수십건씩 쏟아지는 강력 범죄들과 싸워야 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매일 들어야하는 고달픈 판사의 일상을 견디며

한편으론 냉철하게 한편으로 따듯하게 풀어내는 그의 글에 너무나 공감이 많이 된다.


그의 통찰력은 대단하다.

지난 반세기동안 배고픔을 이겨내고 이땅의 터전을 이룩한 우리내 부모님세대부터 지금의 Z세대까지

대한 민국의 과거, 현재를 정확히 꿰뚫어본다.

한국사회는 이런 사회다. 실제 하는 일, 봉급도 중요하지만 '남들 보기에 번듯한지' '어떤 급인지'가 실체적인 중요성을 가진 사회인 거다. 나이 오십대 중년들의 사회에서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모임에 나타나는 것은 메세지가 다른 것이다. 자본주의사회인데 단순히 돈, 실리에 대한 추구를 넘어 지위재 집착이 심한 사회다. 수직선 상 어느 위치에 있느냐, 아니 어느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느냐에 목을 매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예우' 선호하는 사회 

'과잠' 문화도 정밀 해진 대학별 과별 서열의 수직선 내에 자신이 어디쯤 위치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풍조다. 어릴때 부터 입시 경쟁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있어 자신의 전리품을 과시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인 것이다.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큰 의미 없는 인연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해 한 학번 이라도 위라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극존칭과 예우를 요구하며 군기를 잡는 시대착오적인 군대 문화가 대학사회에 만연하는 이유도 기성사회의 집단주의 문화를 흉내내고 서열주의를 내면화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갑질의 심리 역시 수직적 가치관의 사회에서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있으면 그 걸 이용해 상대에 대한 자신의 우위를 확인하려는 수컷 동물 사이의 우세경쟁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남들 눈에 비치는 내 모습에 집착하는 문화, 집단 내에서의 평가가 개인의 자존감이 좌우되는 문화 아래서 성형 중독, 사교육 중독, 학력 위조, 분수에 안 맞는 호화 결혼식 등의 강박적 인정 투쟁이 벌어진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는 이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그냥 남을 안 부러워하면 안되나. <p32>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다. 세계 지도상에서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작은 나라다.

작지만 강한 나라다. 우리는 숱한 외세의 침략과 외압에 견뎌왔고 이겨냈고 지금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려 하고 있다.

촛불 혁명으로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고 지난 9년간 아픈 역사는 곧 치유될 것이고 기억될 것이다. 

발전기의 특징은 균등 분배를 지향하는 토지개혁, 귀족의 세부담 증가, 국가 직영 최고교육기관 확대 및 공정한 과거제도를 통한 

신진 엘리트의 등용에 있다. 패망기의 특징은 소수 귀족의 토지 사유화 증가로 인한 대농장화, 백성의 각종 세 부담증가, 귀족 자

제 중심의 사학 증가, 고위 관리 자제를 특채하는 문음, 음서 제도 확대를 통한 지배계급의 세습 구조 공고화, 과거제의 붕괴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병리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해 민란이 일어난다. <p81>


선진국이 되기까지 그들이 이겨내야 했던 숱한 전쟁과 논쟁은 단순히 동경해야할 것만은 아니다.

단순히 맹목적으로 따라하기 보다는 우리에게 맞게 해석하고 바꿔야 한다.

결국 미래는 우리들의 몫이다.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침묵하고 힘들게 견뎌 나갈것인지? 


한 개인으로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도 전쟁같이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혼식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아이가 다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기 위해, 그런 개인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또 그렇기에 얼마나 귀한 일인가.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p279>


지금 전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만들어 나가자. 우리 모두를 위해 

2018년의 봄은 유난히 짧았다.

내년 봄날엔 올해보다 더 길고 평화롭고 따뜻한 봄을 보낼 수 있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