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류 찾기/금연 도전기

선생님, 저 좀 도와 주세요

by 오류정 2021. 8. 23.

8월 17일 오전 9시 세란내과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 담배 끊고 싶습니다. 혼자 3일 버티다가 실패해서 병원 왔어요."
"실례지만, 성함이?"

병원 오픈 시간만 기다리다 세란 내과로 달려가 간호사 누나들에게 절박하게 말했다. 도와달라고. 이대로 포기하기엔 지난 3일이 아깝기도 했고 만약 여기서 포기하면 다시 시작을 못할 것 같아서 취한 조치였다. 만약 어젯밤만 무사히 넘겼다면 어땠을까. 쓸데없는 걱정 대신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건 포기가 아니다.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아,,,,그런데 죄송한데요. 금연 클리닉은 화요일 진료가 없어서요. 내일 예약 도와드릴까요?"

뭔가 일이 착착 맞아떨어지지 않는 느낌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였다.

"네, 내일 오전 9시로 예약 부탁드릴게요."

예약을 하고 병원 문을 나서는 데 하늘이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해맑게 웃고 있었다. 오른손은 내 기분과 상관없이 습관처럼 바지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병원 오기 전에 담배를 다시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다시 찾으러 가야 하나. 습관은 정말 무섭다. 머릿속 생각이 또 두 갈래로 나뉘었다.

'오늘까지 피고 내일 끊으면 돼.'
'아니야, 결심한 걸 지켜야지. 지금부터 참아봐.'

난 또 어떤 결정을 선택할까. 난감하다 정말. 일정 부분 조율이 필요했다. 선택 사항은 3가지다. 고통스러운 참기를 지금부터 하느냐, 아니면 일단 한대 피고 시작하느냐 그것도 아니면 오늘 내내 편히 피느냐. 일단 집에 돌아가서 결정하기로 했다. 

사진 출처 : Unsplash

 

'오류 찾기 > 금연 도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신차렷  (2) 2021.08.22
자책 없이 마음껏 먹었더니 몸도 만족했다  (3) 2021.08.21
막 먹어 입을 쉬게 하지마  (6) 2021.08.20
금연 독립 기념일  (3) 2021.08.19
이제 더는 안 돼  (7) 2021.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