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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찾기/금연 도전기

정신차렷

by 오류정 2021. 8. 22.

2021.8.16 저녁 6시

저녁 6시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나도 모르는 사이 스르륵 낮잠이 들었고 무려 5시간 동안 낮잠을 잤다. 간단히 저녁을 챙겨 먹고 저녁 수영 수업을 듣기 위해 집을 나선다. 6시 45분 KBS 스포츠 월드 수영장에 도착. 체온은 36.2도 정상이었고 카드키를 인식하며 수영장 자동 톨게이트를 통과하다 오른쪽으로 고갤 돌렸는데 수영장 레인에 불이 꺼져있었다. 마침 탈의실을 나오는 두 젊은 친구에게 다급히 물었다.

“오늘 수영 끝났나요?”
“네, 세 번째 타임까지 방금 끝났어요.”

'아뿔싸, 오늘은 대체 공휴일.' 그 말을 수영장도 휴일 적용을 따른단 얘기. 

머릿속 본능의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거봐, 네가 하는 일이 맨날 그렇지 뭐. 넌 안 돼.’
'시끄러워. 저리 꺼져.'

아쉬움을 안고 다시 집으로 걸어오는데 왠지 모를 울화가 치밀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수영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밖으로 나와 익숙하게 편의점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샀다. 편의점을 나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담배를 빼물고 불을 댕겼다. 

'3일 동안 노력했는데 여기서 그만할 거야?'
'...........'

3일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다시 머릿속 본능의 늑대의 먹이가 돼버렸다. 

담배 연기가 몸속으로 들어왔다. 혈관이 빠르게 수축을 시작했다. 폐를 거쳐 심장으로 심장에서 왼손으로 다시 오른손으로 왼 다리에서 오른 다리로 혈관이 쪼여왔고 마지막은 뒤통수였다. 3일간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충족되는 느낌이다. 정확히 52시간 동안 금연에 성공했고 52시간 1초 뒤 금연에 실패했다. 

이런 말이 있다. 금연한 사람과는 상종도 하면 안 된다고. 독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게 금연이란 말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52시간 금연해보고 그 말에 실로 공감했다. 연거푸 계속 불을 붙이며 속으로 생각했다.

'혼자서는 안 되겠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도와줄 사람을 찾아보자.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면 돼. 자책은 여기서 끝내자.'

자책하는 나를 환영이라도 하는 듯 계속 계속 담배를 피웠다.

'정. 신. 차. 려. 오류.'

이성의 늑대가 다시 말을 걸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