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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찾기/하루 두쪽방 이야기

책 이게 뭐라고, 주영이를 이렇게 변화시키나

by 오류정 2021. 7. 15.

“아침에 분명 독서 인증했는데 저녁에 또 책을 펴다니, 나 변해가는 거 맞지?”
“응”

아침 독서 인증을 끝낸 주영이가 저녁에 다시 책을 펴면서 한 말이다. 주영이를 소개한 하브작은 ‘우리 주영이 맞나?’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후 주영이가 다시 이런 말을 덧붙인다.

“나, 이제 알았네. 여기 있는 사람들이 감사 일기를 왜 쓰는지.”
“왜?”
“우주가 감사하라고 하네, 감사합니다의 파워.”



처음 주영이가 독서 모임에 초대됐을 때가 기억난다. 단체 카톡방에 주영이를 초대했는데 첫 반응은 마치 다단계에 강제로 끌려온 듯한 사람 같았다. 인사도 없었고, 질문을 해도 반응은 차가웠다. 친구가 하라고 해서 억지로 들어오긴 했는데 도대체가 이걸 내가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단 반응을 보였었다. 이랬던 주영이가 달라지는 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작은 하루 두줄 손글씨 메모였다. 매일 하루 두줄 손글씨로 인증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니 억지로 하긴 한다며 매일 노트에 딱 두 줄만 메모를 했던 주영이었다. 수동적이긴 했지만 주영이는 매일 인증을 빠뜨리지 않았다. 2달 뒤 어느 순간, 주영이가 돌변했다. 사람 변하는 거 한 순간이라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주영이가 매일 밤 뭔가를 끄적이는 모습을 지켜보던 딸이 주영이를 따라 두 줄 메모를 시작했다. 메모를 블로그에 매일 올리고 있다며 하브작이 주영이 딸의 블로그를 공유해주기도 했다.

두 번째 변화는 책 구입이었다. 책은 여태 친구인 하브작이 선물해준 게 전부라던 주영이가 스스로 책을 구입하는 데 돈을 쓰기 시작했다. 점점 사고 싶은 책이 많아진다는 증언도 덧붙였다.

마지막 변화는 하루 한 번 참여하던 주영이는 두 번 참여로 횟수가 늘어났다. 드디어 재미가, 관심이 생기기 시작해서다. 또 가끔씩 무언가 깨달음이 있다며 수시로 카톡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변화가 있다. 하나는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나머지 하나는 반드시 지성이 뒤를 따라야 할 수 있는 변화가 있다. 우리가 자신을 바꾸려는 모든 시도에서 자꾸만 실패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의지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삶의 무기이지만, 지성은 쉽게 허락하지 않아 가진 사람이 적다. 바뀌는 것은 의지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당신도 살면서 이런 경험을 자주 해봤을 것이다.
“누구나 의지를 갖고 변화를 추구하지만, 결과를 보면 언제나 되는 사람만 돼!”
세상에는 의지 하나로만 이룰 수 있는 변화는 거의 없다. 또한 운이 좋아 그런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해도 의지로 어렵게 이룬 변화는 더 의지가 강한 사람에 의해 빼앗기게 된다. 그러나 ‘지성이 이끄는 의지’로 이룬 변화는 자신만의 것이라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는다.
그들은 눈빛부터 다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다른 결이 그에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삶을 선사한다. 무슨 일을 시도해도 언제나 성공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의지를 갖고 노력한 시간에만 의미를 두고 계속 실패하는 삶을 살고 싶은가? 그대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미치도록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지성이 이끄는 의지를 그대 삶에 장착해야 한다.
(인간을 바꾸는 5가지 법칙, 프롤로그)


책, 이게 뭐라고 주영이를 이리 변화시키는지. 주영이가 점점 독서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며 한 때 나도 저랬는데 하며 속으로 뿌듯해하며 웃는다. 책 한 권도 읽지 않았던 나도 두줄 메모 덕분에 독서의 재미를 찾고 이제는 독서 모임을 이끌고 있다니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이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인생은 정말 이상하게 흐르는 것 같다. 정말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책이 인생에 훅하고 들어왔다니. 이걸 보고 운명이라 하는 것인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 세계적인 코치 마셜은 이를 일컫어 트리거라는 표현을 썼다. 이왕이면 좋은 트리거가 되는 데 요즘 삶의 목표다. 오늘도 좋은 영향을 많이 줄 수 있도록 좋은 글을 여기저기 많이 공유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