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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12

나는 매일 아침 세계 최고를 만난다 새벽 4시 15분, 오피스텔 1층 식당 앞 빨간 의자에 앉아 거리 풍경을 감상한다. 청소부 아저씨가 거리를 깨끗하게 치우기 위해 새벽부터 분주히 움직이고 계신다. 마을버스 1번은 첫 손님을 태우기 위해 이동을 시작한다. 24시간 편의점은 밤새 무언가 필요한 손님을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젯밤 11시쯤 잠이 들었고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잔 덕분에 머릿속이 아주 맑은 상태다. 나비 한 마리가 자유롭게 이리저리 춤추며 내 앞을 방금 지나갔다. 무슨 일인지 44년 내 삶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해 10년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쳇바퀴 돌듯 이렇게 사는 삶이 숨 막혔던 내게, 우연히 떠난 제주 휴가 때 그들이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무언가 운명에 이끌리듯 발길이 그들.. 2021. 8. 1.
남에 대한 감탄과 나에 대한 절망 사이 읽기에서 쓰기로의 전환은 우연히 일어났다.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쓰는 나를 발견했다. 계속 읽은 덕분이다. 뭐든 차면 넘치는 게 이치니까. 쓰기는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쓰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쏟아내긴 잘하는데 포장하는 것도 잘했기 때문이다. 김연수 작가는 글쓰기는 아랫도리를 벗고 남들 앞에 서는 일이라고 했는데 내 글은 아직 아랫도리를 벗을 준비가 되지 않아 보였다. 화려한 문장을 쓰고 싶었고 잘 쓰고 싶었지만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글쓰기는 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쓰다가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 망가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허름한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는 걸, 아이러니한 내 생각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말이다. 결국 쓰기는 남에 대한 감탄으로 시작해서 나에 대한 절망으로 끝나는 반복.. 2021. 6. 19.
나를 소개하는 글쓰기 - 오류에 대하여 맥주보다 소주를, 자판보다 손글씨를, 통닭보다 통기타를, 활어보다 선어를,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칼라보다 흑백을, 여름보다 겨울을, 비보다 눈을, 가운데보다 구석을,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성공보다 성장을, 비교보다 칭찬을, 어제 보다 오늘을, 경쟁보다 창조를, 계획보다 시작을, 말보다 행동을, ​그 무엇보다 사람을 좋아합니다. 외국어는 잘 못하지만 길을 잃고 헤메는 외국인에게 먼저 다가가 먼저 말을 걸고, 농담을 못해 세상 진지하고 칭찬받으면 어쩔 줄 모르고 마냥 좋아하며 카카오톡 대화에 서툴러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합니다. 20-30대는 남들의 인정에 목말라했고 40대에 접어 들면서 갈증이 줄었습니다. 남들에게 보이려고 자랑삼아 읽기 시작한 책에서 살아온 삶 전체가 오류임을 발견해 필명을 스스로 오류라.. 2019. 7. 6.
<서평>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읽기 전엔 몰랐는데 읽고 나서 알게 됐다. 내가 쓴 문장이 이상한단 걸. ​ 위 사진은 6월 20일 네이버 블로그에 쓴 감사일기 일부 내용이다.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있다’는 동사이기도 하고 형용사이기도 하다. 동사일때은 동작을, 형용사일 때는 상태를 나타낸다.(중략) ‘있다’는 보도 동사로 쓰기도 한다. ‘가고 있다’, ‘먹고 있다’, ‘피어 있다’, ‘깨어 있다’에 쓰인 경우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44p) ​​ 17개 중 8개에 ‘있어’ 표현을 썼다. 한번도 이상하다고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고 다시 쓴 글을 읽어보니 이상했다. 3. 5:30 알람소리에 눈뜰 수 있어 감사합니다 4. 지금 이 순간 살아 있어 감사합니다 5. 마음껏 숨쉴 수 있어 감사합니다.. 2019.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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